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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회장의 경영 이야기

기업경영 불확실성의 시대,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지난 여름 정전 대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을 당시 든 생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일기예보가 이미 있었는데,

 만약 전기 사용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한전이라고 왜 그 생각을 못했겠는가?

다만, 그럴 경우에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사실 이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도 자주 이런 우를 범한다.


 

세상에 위험이 따르지 않는 일은 없다.

특히 경영과 위험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사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위험을 없애지는 못한다.

하지만 위험을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다.

http://pinterest.com/pin/98094098103188170/



100-10이 90이 되는 상황을 피할 순 없지만,

100-10이 0이 되는 상황을 사전에 막아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핵심은 최악의 상황(Worst case)을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모두가 잘 아는 대로,

타이타닉은 갑자기 빙산에 부딪혀 바다 속으로 침몰한 것이 아니다.

그 전에 위기의 전조가 있었다.

침몰 전날 주변의 선박들로부터 무려 6번이나 사전 경고를 받았으나,

세계 최대 규모, 최고 성능의 배라는 것을 과신한 선장이

이를 무시했던 것이다.

 

이처럼 문제는 낙관적인 기대다.

 

상황은 항상 분수령 위에 서 있다.

이리 갈 수도 있고, 저리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행동한다.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 겪어야 할 어려움을 생각조차 하기 싫어서 일수도 있고,

혹은 그런 결과를 예측했을 때 지금 당장 들여야 할 수고가 번거로워서,

또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잘 넘겼다는 성공 경험에서,

그리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그럴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이렇게 최악의 상황을 애써 외면한 결과는 참담하다.

 

누구나 알듯이, 지금은 불확실성의 시대다.

과거 데이터나 경험이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과거에 잘됐으니, 앞으로 잘 되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늘 긴장하는 수밖에 없다.

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어야 한다.

 

돌다리를 두드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돌 안에 균열이 있는지 엑스레이라도 찍어봐야 한다.

 

가장 위험은 한 것은 “잘 되겠지.”란 생각이다.

이것이 위기를 잉태하는 주범이다.

 

구덩이에 빠졌을 때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구멍을 그만 파는 것인데,

“잘 되겠지”란 생각은 자기도 모르게 계속해서 구멍을 더 깊이 파게 한다.

그래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한다.

 

http://pinterest.com/pin/140806208423286/



위기는 반드시 징후가 있고, 사전에 경고를 준다.

하나의 큰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300건의 경미한 징후가 발생하고,

29건의 중대한 결함이 나타나지만,

그것을 별것 아니라고 방치하여 결국 큰 사고가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도 있지 않은가?

 

우리 KG 식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간혹“미래를 낙관적으로 봐야 일도 잘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묻는 직원이 있다.

 

맞는 말이다.

큰 틀에서는 되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

그러나 개별 사안에서는 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신속히 보고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때를 놓치지 않고 예방과 선제 대응이 가능해진다.

 

그랬는데 잘 되면 어떻하냐고요?

뭘 어떻게 해요, 그러면 좋은 것이지요.



KG그룹 회장 곽재선
KG케미칼, KG 옐로우캡, KG ETS, KG제로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이데일리가 가족사로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고자 합니다.